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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info.

천명관 작가 '고래' 소설 리뷰! (2023년 부커상 최종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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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 장편소설 고래

 

< 목 차 > 

  1. 들어가는 말
  2. 책 소개
  3. 중심 내용
  4. 인상 깊은 구절
  5. 주관적인 장/단점
  6. 마치며

 

1. 들어가는 말

얼마 전 뉴스를 보다가 천명관 작가님의 '고래'라는 소설이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실 부커상이 어떤 상인지도 모르고, 뉴스는 그냥 흘려듣기만 하던 나에게
소설의 한 구절을 읽어주었던 그 앵커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들렸다.
앵커가 읽어주었던 구절은
 

"오랜 교도소 생활 끝에 벽돌공장으로 돌아왔다. 당시 그녀의 나이, 스물일곱이었다"

 
이 한 구절이 소설이라고는 전혀 읽지 않던 나에게 이 책을 펼치게 만든 마법의 구절이었다.

 

2. 책 소개

- 책 제목: 고래
- 저자: 천명관
- 출판사: 문학동네
- 최초 출판일: 2004년

천명관작가 장편소설 고래
출처: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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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심 내용

주요 내용은 
국밥집 노파 - 금복 - 춘희로 이어지는 여인 3대의 이야기이다. 
(물론 국밥집 노파와 금복은 혈육이 아니긴 하다.)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있다면 
'욕망', '삶과 죽음', 그리고 '흥망성쇠'이다.
국밥집 노파와 금복은 결국 삶의 근원인 욕망을 시작으로 하여 흥망성쇠를 겪고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된다.
 
흔히 말해 독종이었던 국밥집 노파가 어떤 삶을 살며 어떻게 돈을 벌었고, 어떻게 가족을 이뤘는지, 그리고 어떻게 죽었는지와
금복의 어린 시절부터 성장과정, 가족을 이루고 성공한 이후에 어떻게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지, 
그리고 춘희가 어떻게 태어났으며 어떤 사연을 갖고 어떻게 살았으며 그녀 또한 어떻게 죽었는지를 아주 몰입감 있게 적었다.
 
소설은 이 내용들을 시간 및 시대 순으로 나열하지 않고,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따라서 시대의 앞 뒤를 넘나 든다.
이러한 소설의 구성이 정신이 없고 때에 따라 이미 읽은 책의 앞부분을 들춰봐야 한다고 해서 귀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오히려 이러한 부분들이 소설에 더욱 빠져들게 하는 장치가 된 것 같다.
 
작가는 표현하는 방법을 '구어체'식으로 작성하였다. 
이는 신처럼 전지적인 능력을 가진 누군가의 시점에서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전해 들은 누군가가 타인에게 이야기를 하는 식으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표현이 오히려 더 소설에 빠져들게 만드는 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4. 인상 깊은 구절

"오랜 교도소 생활 끝에 벽돌공장으로 돌아왔다. 당시 그녀의 나이, 스물일곱이었다"

이 구절이 인상 깊은 이유는 서론에서 말한 것처럼 나에게 있어 이 책을 펼쳐보게 만든 구절이기 때문이다.
소설이라 하면 수능 이후에 한 번도 읽지 않은 나에게 있어 이 한 구절이 나도 모르게 소설책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는데,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는 부분으로, 
저 구절 앞에 나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여러 가지 부분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 붉은 벽돌의 여왕
- 세상에 나왔을 때 이미 칠 킬로그램에 달했던 몸무게, 열네 살이 되기 전에 백 킬로그램
- 팔백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화재 이후, 그녀는 방화범으로 체포되어 교도소에 수감
이러한 구절들은 책을 처음 편 독자들에게 무한한 궁금증을 자극하며 얼른 다음 페이지를 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즉, 책 첫 페이지에 도화선이 있었다. 그것도 기름에 흠뻑 젖은.
 

"당연하지. 보고 싶은 것들은 언젠간 다시 만나게 되어 있어"

이 구절은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부분과 비슷하여 인상 깊었다. 
나는 평소에도 만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나게 되어있다. 식의 운명론을 믿는다.
그래서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정말로 있기에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적어도 최악은 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마 요즘은 이런 생각들이 거의 없고, 다시는 안 볼사이라는 말이 너무 만연해 있다.
그래서 더 인상 깊은 구절이었다.
 

"곧 미사일에 대한 반박이 뒤따랐다. ~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어 갔다."

이 구절은, 아니 이 단락은 현대 사회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부분인 것 같아 적어보았다.
결국은 문제의 원인을 이야기하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찬반을 하기보다는
- 반대를 위한 반대
- 우리 편 아니면 무조건 적(우리 편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 나를 제외하면 모두가 틀린 사람(다른 사람이 아닌)
- 잘못말한 조사 하나를 미친 듯이 물고 늘어지는
이러한 분위기가 팽배한 현세를 정확하게 표현한 부분이었다.
제대로 된 토론을 보거나 한 적이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 혹은 그녀의 거대한 삶과 함께 비눗방울처럼 삽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앞서 중심내용에서 말한 욕망, 삶과 죽음, 흥망성쇠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 부분 같았다.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단 한순간에 모든 것이 사라지는 그 모습을 너무나도 잘 표현한 구절이다.
"그 혹은 그녀"라는 표현은 주인공의 성별이 바뀐 것을 말한다... 책을 읽어보신 분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슴이 터질 만큼 우렁차게, 목이 찢어질 만큼 처절하게... 울었다"

자신의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잘 표현한 것 같다.
물론 난 자식도 없고, 반려동물을 잃어본 적도 없지만 저 구절을 읽으면서 아주 작게나마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말을 못 하는 벙어리가 몸이 찢어질 만큼 처절하게 울었다는 그 표현이 마음속을 깊게 파고들었다.
 

5. 주관적인  장/단점 

앞서 말한 대로 정말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기에 장단점을 말하기에 내 분수가 미천하다.
하지만 정말 내 생각대로 말해보자면, 
 
장점으로는 
- 판타지 소설정도의 현실성과 지독하게 반영된 현실의 공존
- 이야기의 거대한 확장성과 인과관계
이다.
 
우선 이 소설에는 여러 가지 비현실적인 부분들이 많다.
태어났을 때 7kg이라는 아이를 비롯해서, 10개의 손가락 중에 6개를 자른 남자며, 여자가 남자가 된다는 등...
이러한 비현실적인 부분과 동시에 미치도록 현실을 반영한 부분들이 있다.
평대가 번창하는 부분이나, 공장 인부들이 바쁨을 묘사한 부분들을 포함해서.
이러한 부분들이 오히려 소설을 더욱 재밌게 하는 한 방법이 된 것 같다.
 
또한 이 소설은 마치 누군가가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서사되는데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나오는 인물과 사건들이 앞서 말한 이야기와 이어진다. 
예를 들어 앞에서
' 어떤 사람이 이렇게 사라졌다..'라고 하면 
나중에 그 사람이 또 나온다. 
즉 잊을만하면 앞에서 말한 사람과 사건이 나오면서 이야기를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단점을 굳이 말하자면
- 아주 조금 잔인한 부분
을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칼자국이 손가락을 6개나 자른 이유, 칼자국이 죽을 때의 모습 등이 다소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못 읽을 정도는 아니었고, 읽다가 미간을 잠깐 찌푸리게 만드는 정도였다. 
 

6. 마치며

오랜만에 읽은 400편의 소설이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읽혔다.
내가 서둘러 읽어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책을 접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묘한 매력이 있었다.
비록 처음에는
' 아... 이 책 뭐야? 별론데..'로 시작했지만
말미에는
'어? 이 책 뭐야? 와...'로 끝난 책이었다.
 
날 좋은 날 햇빛이 드는 창가에서 읽을만한 책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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